장성 축령산
2013년 4월 25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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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수노인복지화관 자원봉사자님들과의 봄나들이
장성 축령산! 한 사람이 있었다. 살아 있었을 때 그는 숲이었다. 숲이 될 거라고 누군가에게 약속한 적은 없다
혼자서 묵묵히 숲이 되는 길을 걸었다. 그리고 어느 날 쓸쓸하게 죽었다
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자신과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했다. 그가 심은 나무들은
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리고 천천히 자라면서 숲으로 변해갔다
춘원 임종국 선생이 죽는 순간까지 나무를 심고 보살폈다는 그 숲, 축령산에 간다
장성 서삼면 모암리와 북일면 문암리 일대를 뒤덮고 있는 50여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들
그 넓이가 무려 258ha이다. 빈틈없이 자란 그 나무들, `숲으로 된 성벽’이다
벌거숭이 땅에 1956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해 87년 다른 세상으로 가는 순간까지도 그 나무들만 생각했다는 애림가
임종국 선생은 자신의 땅도 아닌 국유지에 나무를 심고, 그 나무들이 곧게 자랄 수 있도록 했다
그러나 세상을 떠날 때 그 나무들은 선생의 것이 아니었다. 나무 심는 일에 모든 가산을 내어주고도
그 일을 멈출 수 없었던 선생은 다 자란 나무를 담보로 빚을 얻어 계속 나무를 심었다
결국 그 빚을 감당하지 못해 선생에게는 자식 같았던 그 나무들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던 것이다
나무에 모든 것을 내준 선생의 인생도 어느 정도 보상이 이루어졌다
산림청은 2002년 그 숲을 사들인 후 `고(故) 임종국 조림지’로 이름지었다
그 숲을 가꾼 공로가 인정되어 2001년에는 선생의 이름 석 자가 `숲의 명예의 전당’에 헌정되기도 했다
그리고 2005년 선생은 자신의 숲으로 되돌아 왔다. 평생을 가꾸었던 그 숲에 수목장(樹木葬) 되었다
사람들은 축령산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에 기대어 삶의 위안을 찾는다
우리 모두는 그 숲을 통해 얻은 만큼의 행복을 임종국 선생에게 빚지고 있는 셈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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